자가진단키트 판매처·가격까지 통제…업계, 수출 차질 불가피

입력 2022-02-11 17:22   수정 2022-02-13 10:52

정부가 자가진단키트 수급 통제에 나서면서 진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공급 물량을 늘리려는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해선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수출 물량 일부를 국내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속항원진단키트 생산량의 80%를 해외에, 20%를 국내에 공급해왔다. 정부가 이 회사에 요청한 물량은 기존 국내 공급분보다 많아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야 할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2억2000만 개인 월 생산 물량을 다음달에는 3억 개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도 “해외 계약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하면서 정부의 공급 요구 물량을 맞추려면 1주 이상의 증산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최고 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업계엔 부담이다. 진단업체들은 정부에 개당 3500원 선에 자가진단키트를 납품하고 있다. 약 7000원 선인 수출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납품가가 손해를 보는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제품 성능이 다르고 제품 개발에 소요된 비용이 다른데 가격을 일률적으로 통제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국내 가격을 통제하면 국산 진단키트의 수출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등 일부 온라인 채널에선 이날 온라인 판매 금지를 앞두고 개당 가격이 3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업계에선 온라인 판매 중지 조치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중간유통상의 매점매석 등을 막기 위해 오는 13일부터 자가진단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했다. 재고 물량은 16일까지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20~25개 대포장 제품을 약국과 편의점에서 낱개로 소분해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자가진단키트 수급 문제가 풀리려면 1~2주가 지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1500만 개 등 이달에만 7080만 개, 다음달에는 1억9000만 개의 자가진단키트를 국내에 공급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방역당국이 오미크론 확진자 증가세를 낙관하면서 자가진단키트 공급난을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에서 자가진단키트 사용 허가를 받은 업체는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래피젠, 젠바디, 수젠텍 등 단 5곳뿐이다. 이마저도 지난 4일 젠바디, 수젠텍 등이 새로 허가받으면서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기준 전문가용 항원진단키트 공급 업체가 약 30곳인 것과 대비된다.

이주현/이선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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